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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연봉 협상의 신: 메디컬 기기 회사의 혈투기 1

by mediequip 202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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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기도의 외딴 마을에 위치한 "주식회사 뼈와 살"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였다. 창립자 김뼈살 대표는 20년 전 X-ray 기계에 머리를 찍혀 정신을 잃은 후, "의료기기로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회사를 차렸다. 직원들은 매일같이 터지는 실험실의 폭발 소리에 익숙해져 있었고, 출근 시 지문 대신 "혈압 인증"을 하는 독특한 회사 문화를 자랑했다.

어느 날, 신입 사원 최지훈이 인사팀을 찾아왔다. 그는 작년에 개발한 "자동 혈압계 전자 담요"가 시장에서 대실패하자 연봉 인상을 요구하기로 결심했다. 인사팀장 박 과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훈 씨, 그 담요 덕분에 회사가 작년에 3억 적자 났어요. 그걸로 무슨 협상을?"

하지만 지훈은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유튜브에서 본 "연봉 협상 필살기"를 응용해 의료기기 버전 전략을 구상했다. 첫 번째 단계: "자신의 가치를 ECG처럼 뚜렷하게 보여줘라."

그는 회의실에 들어가자마자 허리에서 "휴대용 ECG 측정기"를 꺼내 들었다. "제 심장은 지금 이 순간도 회사를 위해 뛰고 있습니다. 보세요, 규칙적인 심박수 70! 이건 제 충성도예요." 박 과장이 어이없어하자 지훈은 기기를 박 과장의 가슴에 붙였다. "과장님은 120이네요. 스트레스 많으시죠? 제가 좀 덜어드릴게요. 연봉만 올려주시면."

두 번째 전략: "MRI처럼 상대의 마음을 읽어라." 지훈은 실험실에서 조달한 "소형 MRI 모자"를 쓰고 회의에 임했다. "과장님, 지금 '이 자식 또 이상한 걸 꺼내겠구나' 생각하시죠? 하지만 전 회사의 미래를 보고 있어요. 이 모자가 과장님의 두뇌 활동을 실시간 분석 중입니다. 보세요,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시네요. 합리적 결정이 가능하다는 증거죠."

박 과장이 버튼을 눌러 창문을 열며 "산소 부족한 것 같다"라고 중얼거리자, 지훈은 세 번째 카드를 꺼냈다. "인공호흡기 메타포르" 전략. "과장님, 회사가 숨 쉬려면 혁신이 필요해요. 제가 그 산소입니다. 연봉 10% 인상이면 24시간 산소 공급해 드릴게요." 박 과장이 "장난하나?"라고 말하려는 순간, 진짜 인공호흡기가 작동하며 그의 입에서 강제로 "ㅇ… 알겠습니다"라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진정한 협상은 이제 시작이었다. 영업팀의 차장님까지 끌어들인 재협상에서 지훈은 "초음파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 "차장님, 제 연봉 문제를 초음파로 비춰보세요. 보이시죠? 여기 '불만'이라는 종양이 자라고 있어요. 조기 치료가 필요합니다." 차장이 "그럼 어쩌란 말이냐"라고 묻자, 지훈은 "수술비로 연봉 15%면 충분합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개발팀의 베테랑 홍실장은 완전히 다른 전술을 쓰고 있었다. 그는 10년 전 개발한 "의료용 레이저 제모기"로 머리를 밀고, 회사 로비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회사를 위해 희생됐다! 이게 회사의 대가냐!" 경영진이 급히 그를 회의실로 끌어넣자, 홍실장은 "주사기 협상법"을 사용했다. "제 연봉을 올려주지 않으면, 제가 가진 신제품 설계도를 주사기로 빼낼 거예요. 보세요, 이미 바이알에 담아뒀습니다."

회사는 진통제 마케팅팀까지 동원해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홍실장은 "진통제는 임시 해결책일 뿐"이라며 버텼다. 결국 경영진은 "내년에 신제품 출시하면 보너스 200%"라는 조건으로 합의를 보았다. 홍실장은 승리한 듯 보였지만, 정작 신제품은 "알레르기 검사용 문신기"였고, 시장에서 외면받을 운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위기가 닥쳤다. 미국 FDA에서 "뼈와 살"의 주력 제품인 "자가 진단 엑스레이 안경"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경영진은 긴급회의를 열었고, 직원들은 연봉 인상뿐만 아니라 감봉 가능성에 떨었다. 이때, 지훈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FDA 규정을 피하는 법을 알아냈어요. 안경 대신 '자가 진단 초음파 손톱깎이'로 이름만 바꾸면 됩니다. 기술은 똑같은데 분류가 달라져요!"

경영진은 기뻐서 지훈의 연봉을 20% 인상해 줬지만, 정작 FDA는 손톱깎이를 "의료기기로 위장한 위험한 발명품"으로 규정하며 더 강한 제재를 내렸다. 지훈은 "이건 예상 못 했어요"라고 얼버무렸지만, 이미 인상된 연봉은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직원들은 똑똑한 자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재무팀의 이주임은 "심전계 세무전략"을 선보였다. "세금 공제 항목을 심전도 그래프처럼 꼬아서, 국세청이 못 알아먹게 만들겠습니다." 하지만 세무사가 "이건 그냥 낙서잖아요"라고 일축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영업팀 김대리는 "내시경 스타일 프레젠테이션"으로 고객의 사업장을 직접 촬영해 "여기 문제 부위 있습니다. 우리 제품이 치료해 드립니다"라고 설득했지만, 고객은 "사생활 침해"라고 고소를 준비 중이었다.

한편, 최지훈은 새로운 협상 카드를 개발 중이었다. "DNA 검사 연봉 측정법". "제 유전자를 분석했더니, 연봉 5,00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는 특정 형질이 발견됐어요. 과학적 증거 있습니다." 박 과장이 DNA 리포트를 찢으며 "이건 그냥 만화로 보는 혈액형 책 아냐?"라고 따지자, 지훈은 백색 가운을 입고 "이제 진짜 과학을 보여드리죠"라며 실험실로 사라졌다.

3일 후, 지훈은 "연봉 협동 로봇"을 들고 나타났다. 로봇이 박 과장의 팔을 잡고 "인… 인… 인상…"이라고 위협하자, 과장은 결국 7% 인상에 서명했다. 하지만 그 로봇은 원래 재활용되기로 한 "수술용 로봇 팔"을 개조한 것이었고, 다음 날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날아왔다.

이 모든 소동이 끝난 후, 직원들은 연봉 인상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 회사에서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신과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즉시 "자동 진정 주사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첫 시제품은 경영진의 목덜미에 시험 주사됐다. 펜이 작동하자 김뼈살 대표는 "아, 이거 진짜 효과 있네"라며 직원들에게 연봉 3% 인상을 약속했다. 물론 그 약속은 다음날 회의실 창문 너머로 날아간 "의료용 드론"과 함께 사라졌지만.

이제 직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하며 읊조린다. "연봉은 떠오르는 해처럼, 내리는 비처럼…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 모두 알고 있다. 내년에도 또 새로운 의료기기와 함께 연봉 협상이라는 험난한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을.  

#ECG는_진심을_말한다 #MRI_마음 읽기_실패 #의료기기보다_연봉이_치료효과_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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